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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해당 취업규칙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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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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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해당 취업규칙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7다35588·35595
판결선고 : 2023.05.11.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선정당사자)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선정당사자)들의 선정자 15, 선정자 16 부분에 관한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들이 부담한다.


[이 유]
  •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1. 이 사건의 경위
  •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 가. 피고는 취업규칙(이하 ‘구 취업규칙’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전체 직원에 대하여 적용하여 왔는데, 법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구 근로기준법(2003.9.15. 법률 제6974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이 2004.7.1.부터 피고 사업장에 시행됨에 따라 이에 맞추어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에게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별도로 제정하였다. 간부사원 취업규칙은 구 취업규칙과 달리 월 개근자에게 1일씩 부여하던 월차휴가제도를 폐지하고, 총 인정일수에 상한이 없던 연차휴가에 25일의 상한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 나. 피고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제정하면서 전체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인 △△자동차노동조합(이하 ‘△△차노조’라 한다)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다만, 피고는 2004.8.16. 지역본부별, 부서별로 간부사원들을 모아 전체 간부사원 6,683명 중 약 89%에 해당하는 5,958명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았다.
  • 다. 원고(선정당사자)들 및 선정자들(이하 통틀어 ‘원고 등’이라 한다)은 피고에 입사하여 과장급 이상의 직위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인데 제1심에서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2004년부터 지급받지 못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부당이득 반환으로서 청구하였다.
  • 라. 제1심은 청구원인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원고 등이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을 직접 청구할 수 있으므로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원고 등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선정당사자)들은 항소하였고, 원심에서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의 지급청구를 추가하였다.
  •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 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여부 관련 주장에 대하여
  • 원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구 취업규칙과 달리 월차유급휴가 조항을 삭제하고 연차휴가일수의 상한을 25일로 제한한 부분은 그 문언상 간부사원들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고, 피고가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간부사원의 감소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2005년 10월경 기본급 인상으로 보전하려고 했더라도, 이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제정·시행과는 별개의 조치이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가 아니라고 보았다.
  •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근로기준법 부칙이나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 나.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동의주체 관련 주장에 대하여
  •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정 당시 간부사원이었던 직원뿐만 아니라 장래 간부사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던 일반직·연구직·생산직 등의 직원들까지 포함한 근로자 집단이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의 동의주체가 된다고 보았다.
  •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동의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 다.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단서를 위반하여 작성·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
  • 1) 법률의 규정 및 기존 대법원 판례의 태도
  • 현행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구 근로기준법 제97조제1항도 같은 내용이었다.
  • 종래 대법원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해당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왔다(대법원 1978.9.12. 선고 78다1046 판결, 대법원 1988.5.10. 선고 87다카2853 판결, 대법원 2001.1.5. 선고 99다70846 판결, 대법원 2002.6.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대법원 2005.6.23. 선고 2004다68953 판결, 대법원 2007.11.30, 선고 2005두13247 판결, 대법원 2009.6.11. 선고 2007도3037 판결, 대법원 2015.8.13. 선고 2012다43522 판 결. 이하 ‘종전 판례’라 한다).
  • 2) 이 부분의 쟁점
  • 이 부분의 쟁점은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과 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단서가 요구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음을 이유로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즉 종전 판례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이다.
  • 3) 쟁점에 관한 판단
  • 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① 헌법 제32조제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라고 하고, 근로기준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은 사용자에게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그 단서에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의 취지와 관계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가 가지는 집단적 동의권은 사용자의 일방적 취업규칙의 변경 권한에 한계를 설정하고 헌법 제32조제3항의 취지와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데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절차적 권리로서, 변경되는 취업규칙의내용이 갖는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② 대법원은 1989.3.29, 법률 제4099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이하 ‘1989년 근로기준법’이라 한다)이 집단적 동의 요건을 명문화하기 전부터 이미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요한다는 법리를 확립하였다(대법원 1977.7.26. 선고 77다355 판결 참조).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이 사용자에게 취업규칙의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한 것은 종속적 노동관계의 현실에 입각하여 실질적으로 불평등한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 강화하여 그들의 기본적 생활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에서라고 보아,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즉,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위와 같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과 근로자의 권익 보장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근본정신, 기득권 보호의 원칙으로부터 도출된다. 이러한 집단적 동의는 단순히 요식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 이상의 중요성을 갖는 유효요건이다. 나아가 현재와 같이 근로기준법이 명문으로 집단적 동의절차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취업규칙의 내용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은 취업규칙의 본질적 기능과 그 불이익변경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는 절차적 정당성의 요청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 ③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게 취업규칙의 작성·변경 권한을 인정하고 있고, 나아가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 시에도 그 적용을 받는 모든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아니라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근로자 다수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근로조건의 유연한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와 같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있는 경우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반대한 개별 근로자에 대해서도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을 인정함으로써 근로조건의 통일적 결정에 관한 요청이 충족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한 경우에까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이유로 그 유효성을 인정하여 근로조건의 통일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근로조건의 유연한 조정은 사용자에 의한 일방적 취업규칙 변경을 승인함으로써가 아니라, 단체교섭이나 근로자의 이해를 구하는 사용자의 설득과 노력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의 유효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으므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이 항상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 ④ 대법원은 단체협약에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인사처분 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규정이 있을 때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조합원에 대한 인사처분을 하였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다만 노동조합이 동의권을 남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 그 인사처분은 유효하다는 견해를 취하였다(대법원 2012.6.28, 선고 2010다38007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은 법률보다 하위의 규범임에도 대법원은 단체협약에 의하여 발생한 노동조합의 동의권을 침해하여 행해진 인사처분을 무효라고 보았고, 다만 지나치게 경직되게 해석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을 유연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동의권 남용 법리를 통해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하여는 단체협약보다 상위 규범인 법률에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이를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되, 다만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 한하여 유효성을 인정하는 것이 단체협약에 의한 노동조합의 동의권에 관한 위 대법원 판례의 태도와 일관되고 법규범 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 ⑤ 종전 판례는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보면서,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 관련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불확정적이어서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는지 노동관계 당사자가 쉽게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개별 사건에서 다툼의 대상이 되었을 때 그 인정 여부의 기준으로 대법원이 제시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원의 판단 역시 사후적 평가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이에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고, 그 유효성이 확정되지 않은 취업규칙의 적용에 따른 법적 불안정성이 사용자나 근로자에게 끼치는 폐해 역시 적지 않았다.
  • ⑥ 그럼에도 종전 판례의 해석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일정한 경우 사용자에 의한 일방적인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으로 기존 근로조건을 낮추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단서의 명문 규정에 반하는 해석일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이 예정한 범위를 넘어 사용자에게 근로조건의 일방적인 변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헌법 정신과 근로자의 권익 보장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근본 취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에 위배된다.
  • 나) 이와 달리 사용자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여 근로자에게 기존보다 불리하게 근로조건을 변경하였더라도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적용을 인정한 종전 판례, 즉 대법원 1978.9.12. 선고 78다1046 판결, 대법원 1988.5.10. 선고 87다카2853 판결, 대법원 2001.1.5. 선고 99다70846 판결, 대법원 2002.6.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대법원 2005.6.23. 선고 2004다68953 판결, 대법원 2007.11.30, 선고 2005두13247 판결, 대법원 2009.6.11. 선고 2007도3037 판결, 대법원 2015.8.13. 선고 2012다43522 판결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 4)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
  • 우리 민법은 신의성실과 권리남용의 금지를 민사법의 중요한 원칙으로 선언하고 있고, 이는 법질서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 원칙으로서 실정법을 형식적이고 엄격하게 적용할 때 생길 수 있는 부당한 결과를 막고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하는 작용을 하므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과정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행사할 때도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동의가 없더라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나아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와 절차적 권리로서 동의권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 한편 신의성실 또는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적용은 강행규정에 관한 것으로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그 위반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89.9.29, 선고 88다카17181 판결, 대법원 1995.12.22. 선고 94다42129 판결 등 참조),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도 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 5) 이 사건에 관한 판단
  • 원심은 종전 판례의 태도에 따라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를 바탕으로 그 효력을 판단하였을 뿐, 그것이 집단적 동의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전혀 판단하지 않았다.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 △△차노조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에 해당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을 원고 등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및 집단적 동의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 3. 원고 등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 가. 간부사원만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의 효력 관련 주장에 대하여
  • 원심은, 사용자가 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근로형태, 직종 등의 특수성에 따라 근로자 일부에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으므로 간부사원에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제정하는 것을 그 자체로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일부 근로자집단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 나. 단체협약의 적용 관련 주장에 대하여
  • 원심은, 생산직 기장 등 과장급 이상의 직위에서 근무하여 온 원고 등은 피고가 △△차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 제6조제1호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 ‘과장급 이상의 직책을 가진 자’인 간부사원에 해당하므로,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단체협약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
  • 다.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 관련 주장에 대하여
  • 원심은,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제기로 발생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소송물을 달리하는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청구권에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 라. 통상임금 산정 방법 관련 주장에 대하여
  •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상고심에서 처음으로 주장된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 4. 결론
  •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선정당사자)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선정당사자)들의 선정자15, 선정자 16 부분에 관한 상고로 생긴 상고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오석준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이 있다.
  • 5.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오석준의 별개의견
  • 가. 다수의견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더라도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와 다른 입장을 취한 종전 판례를 변경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는 대법원이 오랜 기간 그 타당성을 인정하고 적용하여 온 것으로서 현재에도 여전히 법리적으로나 실무적으로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고, 이를 변경하려는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다. 이하에서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 1)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의 의의 및 확립배경
  • 1953.5.10. 제정된 근로기준법 제95조에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없었고, 다만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만 규정하였다. 그런데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근로자의 동의가 전혀 필요 없다고 보면 근로기준법이 갖는 보호법으로서의 정신과 기득권 보호의 원칙, 근로조건은 노사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제정 근로기준법 제3조의 취지에 반하게 되므로, 대법원은 1977.7.26. 선고 77다355 판결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어야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사용자의 취업규칙 작성·변경 권한에 제한을 가하였다. 이는 단체협약과는 달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 권한이 사용자에게 있음을 전제로 하면서도 함부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도록 그 권한에 제한을 가하는 법리이다. 그런데 이러한 법리를 예외 없이 적용하는 경우 불이익의 정도나 변경의 경위, 내용의 구체적인 타당성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는 모든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무효가 되므로, 이러한 결과는 사용자에게 취업규칙 작성·변경 권한을 부여한 취지와 사회적 정의관념, 또는 구체적 타당성에 반한다.
  • 이에 대법원은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면 유효하다는 법리, 즉 이른바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제시함으로써(대법원 1978.9.12. 선고 78다1046 판결, 대법원 1989.5.9. 선고 88다카4277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제한 법리에 대한 한계를 설정하게 되었다.
  • 1989년 근로기준법이 제95조제1항에서 취업규칙의 집단적 동의 요건을 입법화하였으나, 이는 위와 같은 기존의 판례 법리를 명문화한 것일 뿐 새로운 법리를 만든 것이 아니다. 비록 위 법문은 집단적 동의 요건만을 규정하고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는 함께 명시하지 않았으나, 이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일반성, 추상성으로 인하여 법문에 명시하는 것이 입법기술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배제하고자 한 의사였다고 볼 수 없으며 굳이 그렇게 보아야 할 근거도 없다. 1989년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에도 대법원은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하여 왔는데, 현재까지 빈번하게 이루어진 근로기준법의 개정 과정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배제하는 규정은 도입되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1989년 근로기준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이를 포함하여 판례가 확립해 온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법리를 전면적으로 수용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 2) 집단적 동의를 요구하는 근거
  • 이처럼 대법원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동의가 없어도 예외적으로 유효하다고 보는 근본적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요구한 취지와 법이념에서 찾을 수 있다. 취업규칙의 작성·변경권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에게 있고, 근로자들의 동의 여부가 취업규칙의 성립요건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사용자의 취업규칙 작성·변경 권한의 남용을 방지하는 데에 근본 취지가 있고,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을 방지하여 근로기준법의 법이념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 그런데 사용자가 변경하려는 취업규칙의 내용이 이러한 취지에 어긋나지 않고 관련 법령의 변화 및 그 취지를 반영하거나 단체협약에서 정한 다른 근로조건의 변경을 반영하는 경우 등 변경할 내용의 타당성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어 그야말로 누가 보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 권한을 굳이 제한할 이유가 없으므로, 이러한 변경에 대해서까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하였다고 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 3) 법의 일반원칙으로서의 성격
  • 대법원은 지금까지 신의성실의 원칙, 형평의 원칙, 권리남용금지 원칙, 실효의 원칙, 또는 조리 등 일반적인 법원칙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더라도 민법을 넘어 사법(私法) 전체, 때로는 공법 영역에까지 적용해 왔고, 노사관계의 영역도 예외가 아니었다(고용관계에서 실효의 원칙을 적용한 대법원 1992.1.21. 선고 91다30118 판결, 통상임금 사건에서 신의칙을 적용한 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의 일반원칙은 규범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 사이의 괴리를 좁히고, 사회구성원들에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관념에 반하는 결과를 방지하여 법규범이 살아있는 법으로 기능하도록 한다.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요구하는 법리를 예외 없이 관철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불합리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조리 등 법의 일반원칙을 근로관계에 적용한 것이다. 따라서 이는 법문으로 명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적용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고 폐기할 수 있는 법리도 아니다.
  • 4)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가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가
  • 대법원이 지금까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이 취업규칙이 불리하게 변경되었더라도 유효하다고 본 사례를 살펴본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에서 정년에 관하여 따로 정하지 않았다가 만 55세의 정년을 신설한 사안(대법원 1978.9.12. 선고 78다1046 판결), 직원들에게 고도의 성실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공익법인에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사람을 해직대상자로 추가한 사안(대법원 1988.5.10. 선고 87다카2853 판결), 재단법인의 흡수·통합으로 근로관계가 승계되면서 정년이 승계 전보다 10년이나 연장되고 임금이 인상되는 등 근로조건이 전체적으로 향상되는 상황에서 승계 후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률을 승계 전보다 낮춘 사안(대법원 2001.1.5. 선고 99다70846 판결), 은행의 지점장 발령 대상을 종전 1, 2급 직원에서 3급 직원까지 확대하면서 그에 따라 3급직원으로 지점장 근무를 하다가 후선으로 발령받은 사람에게도 후선배치에 관한 지침을 적용하기로 한 사안(대법원 2007.11.30, 선고 2005두13247 판결), 지하철운송업을 하는 회사가 재정악화를 해소하기 위하여 지하철 기관사 승무사업표를 개정하여 하루 운전시간을 평균 30분 연장하면서 임금을 증액하고 월 평균 출근일수, 휴일, 대기장소 등 다른 근로조건을 개선한 사안(대법원 2009.6.11. 선고 2007도3037 판결) 등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하여 취업규칙의 변경을 유효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사례들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기는 하나 그와 같이 변경하게 된 경위와 동기, 내용,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변경된 내용의 타당성을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어 굳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분명하게 인정되고, 근로기준법의 정신이나 기득권 보호의 원칙을 훼손한다고 볼 수 없는 사안들이었다. 오히려 위 사례들에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무효라고 한다면 이는 일반적인 정의관념이나 구체적 타당성에도 반한다.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는 이러한 부당한 결과를 방지하고 노사 간의 법률관계를 궁극적으로 안정시키는 기능을 수행하여 왔다.
  • 이러한 구체적 사례를 분석하여 보면, 다수의견이 말하는 것처럼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가 개념 자체가 매우 불확정적이라거나 근로기준법이 예정한 범위를 넘어 사용자에게 근로조건의 일방적인 변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수의견과 같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폐기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도 구체적인 남용 사례를 제시하지 못한 채 법리의 폐기만을 일반적으로 선언하는 데 그치는 것이라면 과연 현 시점에서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깊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다수의견은 법원이 지금까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통해 구체적 사안에서 실질적이고 타당한 법해석을 위해 노력하여 왔다는 점을 애써 외면하는 것이다.
  • 어떤 사업장에서 근로자 집단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이 불리하게 변경되었지만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근로자들 역시 이를 타당하다고 보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장기간 유효한 규범으로 수용하여 온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폐기하게 되면 사업장에서 장기간 승인되어 온 타당한 규범임에도 불구하고 집단적 동의절차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효라는 판단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형성된 노사관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것으로서 균형 있는 노사관계의 정립에 결코 이롭다고 할 수 없다.
  • 5) 판례 변경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
  • 한편 대법원은 다수의견이 전제하는 것처럼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무분별하게 적용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을 쉽게 용인해 온 것이 아니다. 즉, 대법원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하여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15.8.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이처럼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 왔으며 상당한 기간의 사례 축적을 통하여 현재 재판실무상 위 법리의 폐기 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을 쉽게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법리 적용에 관한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되었다.
  • 과연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것처럼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폐기하고 집단적 동의권 남용이라는 새로운 법리를 내세워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우선, 다수의견이 동의권 남용 여부의 판단기준으로 제시하는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의 객관적 명백성,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 근로자 측이 주장하는 근거나 이유의 합리성’이 어떠한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지 불명확하다. 이러한 판단기준은 향후 사례의 축적을 통하여 구체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판단기준이 구체화되고 사례가 축적되어 온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에서 제시한 기준을 상당 부분 그대로 가져올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폐기하고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를 활용하여야 할 이유와 그 필요성을 납득하기 어렵다.
  •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를 적용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하는 것과 비교하여 결과적으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도 의문이거니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게 인정되는 권리로서 권리의 남용 여부는 엄격하게 심사되어야 하는 점, 동의를 거부하는 것이 동의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면 사실상 동의의무를 인정하는 결과가 되는 점에 비추어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동의권 남용 법리를 활용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요구하는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그뿐만 아니라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는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에서도 하나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고 실제 사안에서도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
  • 이처럼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는 오랜 기간 그 타당성이 인정되어 온 판례 법리로서 노동현장에서 취업규칙의 변경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에 대한 신뢰도 확보된 상태이며, 빈번하게 이루어진 근로기준법의 개정과정에서도 배제되지 않았던 법리이다. 판례의 변경은 단순히 어떠한 법 이론에 대한 선택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상황과 사회일반의 인식, 기존 판례규범의 실효성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사회일반의 신뢰가 구축된 현재 실무적으로 정착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폐기하여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취업규칙의 변경이 아니라고 보았다.
  • 가) 토요일 휴무는 구 근로기준법의 최저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실시되는 것이므로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는 아니다.
  • 나) 피고가 간부사원의 감소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2005년 10월 무렵 기본급 인상으로 보전하려고 했더라도, 이는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정·시행 후 1년 3개월 정도 지나 이루어진 별개의 조치이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가 아니다. 또한 근무연수 증가에 따라 매년 더 많이 발생하게 될 연월차휴가수당 감소분이 일회적 임금인상으로 보전된다고 볼 수 없다. 연월차휴가 자체의 폐지나 축소로 인한 간부사원의 휴양의 기회 감소 등의 불이익이 금전적 보상으로 모두 보전되지도 않는다.
  • 다) 구 근로기준법이 월차유급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일수의 상한을 25일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이므로 종전의 구 취업규칙상 연월차휴가 부분은 그대로 유효하다.
  • 라) 피고는 간부사원이 아닌 근로자들에게는 구 취업규칙을 그대로 적용하였다.
  • 마) 간부사원 취업규칙에 따라 감소된 연월차휴가수당의 금액에 비추어 보면 간부사원들의 불이익의 정도가 작다고 볼 수 없다.
  •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가) 구 근로기준법은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는 이른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그 대신에 월차유급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일수에 25일의 상한을 신설하였으며, 연차휴가의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하는 등 휴가제도 전반을 정비하였다. 이는 법정근로시간 단축과 휴가제도 개선을 통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조화롭게 도모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개정이다. 구 근로기준법 부칙 제4조제2항은 근로자, 노동조합 및 사용자에게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임금보전방안 및 개정사항이 반영되도록 할 의무도 부과하였다. 이와 같이 구 근로기준법 부칙에서 직접 사용자·근로자·노동조합에 취업규칙 개정의무를 부과한 점은 그 의무에 따라 변경한 취업규칙에 대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충분히 고려하여야 할 사정에 해당한다.
  • 나) 피고는 구 근로기준법 개정 취지에 따라 구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을 기존 주 44시간에서 주 40시간으로 단축하였다. 피고는 또한 토요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함으로써 주휴일을 포함한 유급휴일을 종전 연 52일에서 연 104일로 증가시켰는데, 이는 근로기준법상 의무 사항은 아니었음에도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을 위하여 도입한 조치이고, 이로써 간부사원을 포함한 피고의 근로자들은 연 52일의 유급휴일을 추가로 보장받았다.
  • 다) 피고는 이후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제정하면서 구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휴가제도의 내용을 반영하였다.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은 구 근로기준법의 개정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그 내용의 적정성이 인정된다.
  • 라) 피고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에 따라 감소될 간부사원의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부장, 차장, 과장 직급별로 취업규칙 개정 전후의 휴가일수 차이만큼 계산하여 그 액수에 맞추어 2005년도 연봉조정을 통해 보전해 주기로 공지하였고, 실제로 피고는 2005년 10월 무렵 간부사원만을 대상으로 연봉조정을 시행하여 기본급을 증액하면서 2005년 1월분부터 소급하여 증액분을 지급하였다. 사용가능한 연월차휴가일수가 감소함에 따라 간부사원의 휴양의 기회가 감소하는 불이익은 주 5일 근무제 시행 및 토요일의 유급휴일 지정 조치로 상쇄될 수 있다. 한편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청구권은 연차휴가를 사용할 연도가 종료함으로써 발생하고, 미사용 월차휴가수당청구권은 월차휴가를 1년간 사용하지 않을 때 비로소 발생하므로, 피고가 2005년 1월로 소급하여 기본급을 증액한 것은 간부사원 취업규칙이 2004.7.1.부터 시행되면서 감소한 연월차휴가일수에 대한 실질적인 대상조치에 해당할 수 있다.
  • 마) 위와 같이 피고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토요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하고, 2005년도 간부사원 기본급을 인상한 것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과 아울러 피고가 구 근로기준법의 개정 취지에 따라 간부사원의 근로조건을 조정한 조치들에 해당하므로,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내용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근로조건의 개선사항에 해당한다.
  • 바) 또한 위와 같은 일련의 근로조건의 변화는 근로시간의 감소에 따라 휴가제도를 조정하면서도 유급휴일의 증가, 기본급 인상을 통해 간부사원의 기존 임금수준이 저하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근로자의 실질적인 휴식권을 보장하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노사가 함께 새로운 제도 시행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 사) △△차노조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제정에 반대한 것으로 보이나,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직접 적용받게 된 간부사원의 절대 다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정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 아) 당시 노동부도 구 근로기준법 시행지침에서 구 근로기준법의 시행에 따라 취업규칙상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휴가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으로 보기 어렵다고 안내하였다.
  • 자) 위와 같이 피고가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구 근로기준법 부칙 제4조제2항에 따라 취업규칙을 변경할 의무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유급휴일을 2배로 증가시키면서 연월차휴가일수를 합리적 범위 내로 조정하고, 감소될 연월차휴가수당을 급여로 보전해주었다는 점, 이러한 규정들이 원고 등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14.8.13.까지 약 10년간 유효한 규범으로 승인되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부분은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분명하게 인정된다.
  • 3) 그럼에도 원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에 관하여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살펴보지 아니한 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어 이를 원고 등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과 관련한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이상과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환송하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수의견과 결론이 같지만,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폐기하여야 한다는 다수의견에는 찬성할 수 없으므로 별개의견을 밝힌다.
  • 6.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
  • 가. 취업규칙 변경 절차에서 근로자가 갖는 동의권의 중대성
  •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헌법에 근거하여 법률이 명문으로 보장하는 근로자의 절차적 권리이다. 근로자에게 근로현장은 삶의 토대이고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이를 구성하는 뼈대이다. 헌법과 근로기준법이 취업규칙에 관한 근로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조건을 설정, 변경하는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율성의 보장을 위한 요청임에 주목하여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려는 데에 있다. 종전 판례 법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이처럼 중요한 근로자의 절차적 권리를 변경된 내용의 결과적 합리성을 이유로 형해화한다는 것이다. 절차적 정당성과 실체적 합리성은 구별되어야 하고, 내용이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절차적 권리의 침해를 정당화할 수 없다.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이 정당화되는 근거는 근로자들이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판단으로 동의절차를 통해 자신에게 불리한 근로조건을 수용하였다는 점에 있는 것이지 그 내용이 합리적이어서가 아니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이유로 무효인 취업규칙의 효력을 인정하는 종전 판례 법리는 근로자를 자신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절차적 과정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보호의 객체에 머물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 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의 확보 문제
  • 별개의견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무엇인지에 관한 상당한 기간의 사례 축적을 통해 종전 판례 법리는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충분히 확보하였고 사회 일반의 신뢰를 얻은 규범으로 정착되었음에 비하여, 다수의견에 따른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는 그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불명확하다고 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이유로 무효인 취업규칙의 효력을 인정하는 종전 판례 법리는 취업규칙의 내용과 변경 필요성에서부터 근로자 집단과의 교섭 경위, 나아가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 실태까지 광범위한 요소를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므로 예측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과 같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자 근로자들이 그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 자체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가 여전히 사회현실에서 확고히 정착되지 못하고 있고 예측가능성이나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음을 방증한다. 또한 노동법학계 등에서 오랜 기간 다수의견과 같은 이유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내세워 무효인 취업규칙의 효력을 인정하는 종전 판례 법리를 비판하여 왔다는 점에서도 종전 판례 법리가 사회 일반의 신뢰를 얻은 규범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 다수의견이 제시한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 여부라는 기준 또한 종전 판례 법리의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라는 기준과 마찬가지로 불확정 개념으로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는 것이기는 하나, 이는 완전히 새로운 법리가 아니라 민사법을 넘어 법질서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 원칙인 권리남용금지 원칙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라는 영역에 적용한 것이다. 대법원은 오랜 기간 다양한 사례에서 권리남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여 왔으므로 이를 적용하여 근로자 집단의 동의 거부의 정당성을 평가하여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 다. 취업규칙의 변경을 둘러싼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
  • 다수의견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면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단서 위반으로서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법리를 선언함으로써 사용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의 변경 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기 위해 진지하게 설득하고 노력할 유인을 제공하여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립에 기여한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을 더 들여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통해 평화로운 해결을 도모하는 것이 당장의 설득과 노력을 소홀히 한 채 사후적으로 갈등과 법적 분쟁을 거치는 것보다 노사당사자와 사회 전체의 비용 지출과 불안정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종전 판례 법리는,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려는 사용자가 변경 내용의 합리성에 기대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기 위한 절차의 번거로움과 비용의 지출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증대시켜 결과적으로 노사 간의 분쟁이라는 부작용을 낳은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 내용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면 그 정도에 비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임에도 사용자가 변경의 필요성이나 내용의 타당성을 내세워 동의를 받는 절차를 아예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그에 따른 분쟁을 야기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 시 근로자의 의견을 듣고 집단적 동의를 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최소한의 유효요건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종전 판례 법리와 차이가 있다.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유효하다고 인정되는 범위가 동의권 남용의 영역으로 좁혀짐으로써 유무효 판단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다른 점이다. 별개의견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이유로 무효인 취업규칙의 효력을 인정하는 종전 판례 법리와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가 결과적으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하나, 위와 같은 점에서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 라. 이 사건에서 새로운 법리 선언에 따른 추가 심리의 필요성
  • 다수의견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이유로 무효인 취업규칙의 효력을 인정하는 종전 판례 법리를 변경하고 집단적 동의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채택하였다. 이는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새롭게 제시한 법리이고, 사실심에서 이 쟁점에 관한 당사자의 공방이나 심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법률심인 대법원이 직접 판단을 하기보다는 당사자로 하여금 사실심에서 다시 충실히 변론할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재판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수의견이 제출된 증거와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여 직접 집단적 동의권 남용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지적은 이러한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개진한다.
  • 7.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
  • 가. 법의 해석방법
  • 1) 법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해석하여야 하고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실정법은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사안을 염두에 두고 규정되기 마련이므로 사회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에서 구체적 사안에 맞는 가장 타당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법을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요컨대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대법원 2018.6.21. 선고 2011다11239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를 위해서는 법률에 사용된 문언을 바탕으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제·개정 연혁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을 할 필요가 있고,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법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 취지나 성격에 비추어 해당 규정의 적용 범위를 필요한 한도에서 합리적으로 축소·제한하거나 확대하여 해석할 수 있다.
  • 2) 대법원은 이와 같은 해석을 지속적으로 하여 왔다.
  • 형법 제55조제1항제6호의 “벌금을 감경할 때에는 그 다액의 2분의 1로 한다.”라는 규정에서 ‘다액’을 ‘금액’으로 보아 상한과 함께 하한도 2분의 1로 감경된다고 해석하였고(대법원 1978.4.25. 선고 78도24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어음법 제75조제6호에서 어음에 발행지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으나 어음면의 기재 내용으로 보아 국내에서 어음상의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하여 발행된 경우에는 발행지의 기재가 없어도 무효의 어음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석하였다(대법원 1998.4.23. 선고 95다3646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법률문제에서도 대법원은 구 근로기준법(2018.3.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제1항의 ‘1주간 기준근로시간 40시간’ 및 제53조제1항의 ‘1주간 연장근로시간 12시간’에 휴일근로시간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 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임금과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임금이 중복하여 지급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8.6.21. 선고 2011다11239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 3)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단서에서 정하고 있는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도 같은 방법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즉,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이라 함은 불리한 일체의 변경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합리적이지 않은 불리한 변경을 의미하고,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는 점은 취업규칙을 변경하고자 하는 사용자가 증명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 이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보충한다.
  • 나.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하여 온 재판실무
  • 대법원은 그동안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판단하기 위한 다양한 기준을 정립하여 왔고, 이를 임금이나 퇴직금 등 근로조건에 관련된 영역보다는 주로 인사규정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영역에서 엄격한 해석 하에 제한적으로 적용하여 왔다.
  • 1) 대법원은 1978.9.12. 선고 78다1046 판결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처음으로 선언한 이후, 대법원 1988.5.10. 선고 87다카2853 판결에서 ‘취업규칙 변경의 취지와 경위, 해당 사업체 업무의 성질, 취업규칙 각 규정의 전체적인 체제’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함으로써 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대법원 2001.1.5. 선고 99다70846 판결에서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판단기준으로 삼도록 하여 이를 더욱 구체화·체계화하였다. 그 후에도 대법원 2015.8.13. 선고 2012다43522 판결에서 ‘취업규칙 변경에 따른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등에 관한 근로자들의 향유 가능성’을 추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과 함께 구체적 타당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대한 판단기준을 공고히 하였다.
  • 2) 대법원은 이와 같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대한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정립해 오면서, 대법원 2005.11.10. 선고 2005다21494 판결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판단하는 기준 시점을 취업규칙 개정 당시로 하였고, 대법원 2010.1.28, 선고 2009다32362 판결에서는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대법원 2015.8.13. 선고 2012다43522 판결에서 취업규칙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엄격해석의 원칙을 더욱 강조하였음은 앞서 별개의견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다.
  • 3) 대법원은 이렇게 체계화된 판단기준을 통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여부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심사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정립하여 왔다. 1978년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선언한 이래 지난 45년 동안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문제된 대부분의 사건에서 이를 부정하였고, 인정하더라도 근로자들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임금이나 퇴직금 등 보수 관련 근로조건의 변경에 관하여는 극소수 사건에서만 더욱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인정하였으며, 주로 인사규정이나 징계 등 복무규율에 관한 영역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하여 왔다.
  • 다.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에 관한 판례 변경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
  • 1) 판례란 해당 사건의 사안에 적용될 법령에 대한 정의적 해석을 한 대법원의 판단으로 장래의 재판에 대한 지침이 되고, 법규범의 수범자인 국민들도 판례를 의사결정이나 행동의 지침으로 삼는다. 따라서 판례는 그 변경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비록 판례 변경의 가능성이 제도적으로 허용되어 있고 국민이 그에 따른 법률관계의 변화를 받아들일 것이 예정되어 있더라도 그러하다. 판례 변경이 신중하고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만 법적 안정성이 확보되고 국민이 판례를 의사결정이나 행동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어 판례가 진정한 규범력을 가질 수 있다. 더욱이 특정 쟁점과 관련하여 오랜 기간 동안 일정한 방향으로 판례가 확립된 경우에는 그 변경에 더욱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확립된 판례를 바꾸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종래의 견해가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정의관념에 크게 어긋나게 되었거나 해당 법령의 취지를 현저히 벗어나게 되는 등 이를 바꾸는 것이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비하여 훨씬 우월한 가치를 가지며 그로 인하여 법적 안정성이 희생되는 것이 정당화될 정도의 명백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새로운 법적 견해가 다소 낫다거나 좀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확립된 판례를 바꾸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여 타당하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다수의견의 논거를 면밀하게 살펴보아도 지난 45년간 정립하여 온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현 시점에서 폐기할 만한 정당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 2) 대법원이 정립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는 그동안 재판실무나 입법·행정 영역은 물론이고 노사관계 당사자들에 이르기까지 확고한 규범력을 가진 지침으로 받아들여져 왔다고 할 수 있다.
  • 가) 대법원 2015.8.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이후에는,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에 관한 사실심의 판단에 대하여, 대법원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구체적으로 적용하여 변경된 취업규칙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여부를 정면으로 판단한 판결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그동안 확립되어 온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의 판단기준이나 심사의 엄격성 등이 재판실무상 법률심인 대법원이 개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명확하여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 나) 국회는 1989년 종래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대법원의 법리를 수용하여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였다. 그리고 이후 대법원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폐기하지 않고 오히려 법 개정 후에도 지난 30여 년간 이 법리를 유지·발전시키고 확립하는 동안 국회는 이와 관련한 법률 개정을 하지 않았다. 이는 대법원이 구 변호사법(2007.3.29. 법률 제83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1조의 ‘공무원(법령에 의하여 공무원으로 보는 자를 포함한다)’에서 ‘법령’의 의미에 관하여, 개별 법령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변호사법 제111조의 적용과 관련하여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경우 등으로 제한하고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적용과 관련하여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경우를 제외하는 내용의 판단을 하자(대법원 2006.11.16. 선고 2006도4549 전원합의체 판결), 국회가 2007.3.29, 법률 제8321호로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적용과 관련하여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내용으로 변호사법 제111조를 개정하였던 사례와 비교되는 것이다. 즉, 국회는 1989년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한 것과 관련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고 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까지 곧바로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부인하겠다는 것이 아니었고, 이러한 개정의 취지는 이후 대법원이 위와 같이 확립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통하여 충실하게 구현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취업규칙을 변경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2003년에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었기 때문이다. 즉, 근로기준법은 2003년 개정을 통하여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는 이른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그 대신 월차유급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일수에 25일의 상한을 신설하는 등 휴가제도를 정비하였다.
  •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 개정 직후 노동부는 2003년 12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지침’을 마련하여 공표하였다. 여기에는 “개정법 부칙이 개정법의 취지에 맞게 취업규칙을 변경하도록 하고 있고 개정법은 전체적으로 노사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한 것이므로, 개정법에 따라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어 취업규칙 변경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노사관계의 주무부처 역시 대법원이 그동안 확립하여 온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법 집행의 지침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피고 역시 이러한 근로기준법의 개정 취지와 내용을 반영하기 위하여 2004년 7월 소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면서 월차유급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일수를 25일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다. 그리고 이와 함께 토요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하여 연 52일의 유급휴가를 추가로 보장함으로써 연월차휴가일수 감소를 상쇄하였고, 감소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은 연봉조정을 통해 보전해 주었다. 이러한 내용은 이후 2014년 8월 이 사건 소가 제기되기까지 약 10년간 유효한 규범으로 승인되어 왔다. 또한 재판실무에서도 통상임금 소송 등과는 달리 그동안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과 관련한 법적인 문제 제기는 상대적으로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노사관계 현장에서도 이미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가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 3) 다수의견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폐기하고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를 도입하여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어도 취업규칙 변경이 유효하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법리의 타당성과 그 도입의 실효성에는 깊은 의문이 있다.
  • 가) 예측가능성이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 다수의견은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를 통해 부당한 결과를 막고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하여야 한다면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의 객관적 명백성,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 근로자 측이 반대하면서 제시하는 근거나 이유의 합리성’ 등을 그 판단기준으로 제시하였다.
  • 그러나 이는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에서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는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과 사실상 그 내용이 다르지 않다. 심사의 강도에 관하여도 다수의견은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에서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고 한 것과 동일한 수준을 요구한다. 오히려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가 위 기준들에 더하여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변경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 상황,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취업규칙 변경에 따른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등에 관한 근로자들의 향유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담보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 그런데 다수의견은 위 세 가지 기준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의 기준들과 같은지 다른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 위 세 가지 기준만을 중심으로 심사를 하여야 하고 나머지는 별도의 고려요소가 아니라는 것인지 더 이상의 설명이 없다. 그리하여 향후 재판실무와 노사관계 현장에서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 유무가 다투어질 때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에 의하면 기존의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와 비교하여 구체적으로 어떻게 심사를 달리 하여야 하고 그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없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 나)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는 구체적 타당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 권리남용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주관적으로는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예외적인 경우에만 아주 제한적으로 권리남용을 인정하여 왔다(대법원 2010.2.25. 선고 2009다58173 판결 등 참조). 노사관계에서 권리남용 여부가 문제된 사례를 본다. 단체협약에 노조원인 근로자를 징계하는 경우 노동조합과 합의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노동조합 위원장이 불법시위를 주관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다시 유사한 사유로 구속되어 징역 1년을 선고받자, 사용자가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징계절차를 개시하면서 노동조합에 징계위원을 선정하여 출석시킬 것을 촉구하였으나 노동조합이 응하지 않자 사용자측 징계위원만 참석하여 징계해고를 결정하였다.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노동조합의 사전동의권 남용을 인정하지 않고 해고를 무효로 보았다(대법원 1994.9.13. 선고 93다50017 판결 참조). 이는 대법원이 권리남용을 인정하는 데 얼마나 엄격한지를 보여주는 일례이다. 그러므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효력 유무를 판단할 때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를 새로운 기준으로 삼자는 다수의견에 따를 경우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도 사실상 어렵게 되는 결과에 이를 것이다.
  • 사회·경제적 환경이나 인식의 변화와 함께 전체 법질서의 변화에 부응하여 취업규칙을 합리적으로 변경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단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그 효력을 부인하면 구체적 타당성에 현저히 반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이나 직장 내 성희롱 문제 등과 관련하여 사용자가 징계제도를 정비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징계사유를 추가하고 징계양정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는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하였다고 하여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오히려 보호받아야 할 소수의 근로자들을 잠재적 피해의 대상으로 내버려두는 것이 될 수 있어 정의에 반한다.
  • 이러한 문제는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한 이해관계가 근로자들 사이에서 같지 않은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만 보더라도 변경된 취업규칙이 간부사원들에게만 직접 적용되고 나머지 근로자들은 장래에 적용될 가능성만 있을 뿐인데, 변경된 취업규칙을 직접 적용받는 소수의 근로자들(간부사원들)이 사용자가 제시한 보상조치 등을 고려하여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하였으나 전체 근로자 집단이 반대하였다고 하여 그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변경된 취업규칙을 직접 적용받는 근로자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도록 한 본래의 취지에도 반한다.
  • 4) 위와 같이 대법원은 오랜 기간에 걸쳐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의 판단기준을 구체화·체계화하면서 발전시키고 심사의 기준 시점이나 강도까지 설정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실질적 이익을 보장하고 구체적 타당성까지 도모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에 대한 확고한 규범력까지 인정받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립된 법리를 폐기하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법적 안정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고 구체적 타당성을 보장하기도 어려운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를 새로이 도입하여 법적 안정성과 구체적 타당성을 희생시킬 타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 라. 마지막으로 다수의견의 상고심 처리방식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 다수의견은 원심이 집단적 동의권 남용에 해당하는지를 심리·판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 사실심에서 권리남용에 대한 주장이나 판단이 없었던 경우라도 상고심에서 권리남용에 관한 심리미진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기 위해서는, 그 심리미진이 판결에 영향을 미쳐 원심판결을 파기할 실익이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그렇게 보지 않으면 강행규정이자 일반조항으로서의 성격상 권리남용금지 원칙은 사법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므로 이에 대한 판단이 없는 원심판결은 권리남용에 관한 심리미진을 이유로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환송 후 원심이 심리한 결과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환송 전 원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대법원이 사실심으로 하여금 무익한 심리를 계속하게 한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은 그동안 상고심에서 신의칙위반이나 권리남용이 문제되는 경우 어느 정도 실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신의칙위반이나 권리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뒤에야 비로소 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고(대법원 2003.10.10. 선고 2001다74322 판결, 대법원 2015.3.20. 선고 2013다88829 판결 참조), 그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은 채 신의칙이나 권리남용에 대한 심리미진만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민사소송법 제423조가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 기타 법령 위반이 있다는 것을 상고이유로 드는 때에만 상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 대법원이 사실심의 심리자료를 통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그러한 사정을 대법원판결에 적시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하는 것이 상고심으로서 취할 태도이다. 그럼에도 집단적 동의권 남용 여부에 대한 아무런 판단도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은 분쟁의 최종적 해결을 본질적 기능으로 하는 대법원의 역할을 도외시한 채 판례변경을 위한 판시를 할 목적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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